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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채비>는 특별한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엄마와의 이별에 대해 평범하면서도 특별하게 채비 해가는 과정을 때로는 담담하게 , 때로는 애절하게, 또 때로는 현실적으로 전달해주는 영화다. 힘들고 어려울 때 ,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할 때, 영화 <채비>는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해주는 힐링 영화가 될 것이다.
특별한 아들의 평범한 일상을 위한, 엄마의 특별한 채비
7살 같은 서른 살의 아들 인규를 돌보고, 일하며 사느라 자신의 몸을 돌볼 여유도 없는 엄마 애순. 자신의 몸상태가 예전 같지 않은걸 느끼지만 병원 갈 여유는 없다. 잠시라도 눈을 떼면 어김없이 사고를 치는 아들. 힘들지만 그래도 7살 같은 아들의 재롱에 하루의 고단함이 싹 풀리곤 한다. 마침 찾아온 큰딸과 손녀. 인규와는 다르게 돈이 필요하다는 딸에게는 매정한 엄마. 큰딸도 인규를 대하는 눈길이 곱지 않다. 다음날 머리에 심한 통증을 느낀 애순은 정밀 검사를 받는데 뇌종양 3기. 애순의 심란해하는 동안에도 인규는 캔을 전자레인지에 넣어 불을 낼뻔한 인규를 보니 자신이 떠나고 난 뒤가 걱정된다. 그래서 인규에게 애순이 떠난 뒤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고 하나씩 차근차근 채비를 시작한다. 애순은 인규가 좋아하는 계란 프라이하는 방법부터 밥솥 작동법, 보일러 작동법까지 인규의 눈높이에서 하나씩 가르치고, 장애인 제빵 직업 훈련도 시킨다. 또 하나 큰딸과의 화해를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한다. 동생이 자기밖에 모른다고 생각해온 큰딸 문경은 자신이 딸이 그렇지 않다며 삼촌이 우리 생일도 다 안다는 말에 놀란다. 인규는 누나의 결혼 날짜까지 말하며 결혼식에 못가 슬퍼서 울었다고 말해 문경은 눈물을 글썽인다. 그렇게 가족끼리 단란한 화합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되어 애순은 모처럼 편안한 잠을 이룬다. 하지만 애순은 혼수상태에 빠져 이틀간 깨어나지 못하고, 깨어난 후에는 더 이상 수술로도 가망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애순은 인규 걱정에 퇴원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거의 죽을 것 같은 병아리를 사 와 인규에게 준다. 다음날 병아리가 죽자 죽음에 대해 말해준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잘 모르는 인규에게 검은 양복을 사서 입히고 장례식장에 가서 죽음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죽으면 다신 만날 수도 볼 수도 없으며 엄마도 곧 죽을 거라고 말한다. 엄마가 죽을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인규는 애순의 부탁으로 목사로부터 하늘나라에 비행기는 없지만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인규를 지켜볼 거라는 말을 듣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 뒤 애순이 다시 교회로 돌아가 한 번만 살려달라며 우는 장면은 어떤 마음일지 너무도 공감이 돼 펑펑 울게 된 장면이었다. 애순은 이제 혼자서도 일어나 씻고 식사를 준비할 수 있게 된 인규가 대견스럽다. 애순의 생일날 인규와 문경 그리고 손녀딸에게 직접 뜬 스웨터를 선물하며 진정한 가족이 된 거 같다고 좋아한다. 그리고 다음날 애순은 인규와 문경이 어릴 적 함께 놀러 갔던 바닷가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애순은 인규에게 니 덕분에 엄마는 한평생 행복했다고 말하며 너도 앞으로 꼭 행복하게 잘 지내라고 말한다. 애순은 인규의 등에 업혀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고, 그렇게 인규의 등에 업혀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애순의 장례식. 하지만 인규는 울지 않는다. 장례식날 절대 울지 말고 웃으며 손을 흔들어 달라고 애순과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애순이 하늘나라로 간 이후 인규는 빵집에서 일하며 애순이 그렇게 바라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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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채비>, 명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와 완벽하고도 환상적인 호흡
영화 <채비>는 2017년 개봉한 작품으로 국민엄마 하면 바로 떠오르는 고두심의 7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45년 연기 장인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또 7살 지능을 지닌 서른 살의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 '인규' 역을 찰떡같이 소화해낸 김성균. 두 배우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믿고 보는 배우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영화다. 그리고 인규의 누나 문경역의 유선. 자신도 엄마의 사랑이 필요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사랑받지 못해, 애정 결핍이라는 감정을 현실적으로 잘 표현했다. <채비>는 조영준 감독의 데뷔작으로 탄탄한 시나리오가 굉장히 신선했으며, 가족 간 불화에서 다시 회복해가는 과정이 리얼하게 표현되었다. 그 외 감초 연기 달인 박철민과 김희정, 그리고 시나리오를 보고 꼭 출연하고 싶다고 하여 출연하게 된 깜짝 특별 출연의 신세경까지. TV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명배우들의 활약은 영화 <채비>에 대한 무한 신뢰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엄마의 채비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영화 채비의 특별함
이 세상 누구에게나 엄마는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누구나 다 엄마와 이별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영화 <채비>는 이렇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이별의 과정을 받아들이고 또 이겨내 가는 과정을 담담하고도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특별한 아들을 위한 엄마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별 채비와, 이별을 해 가는 과정, 그리고 남겨진 아들의 홀로서기, 그리고 엄마와 아들 사이에서 또 다른 상처를 갖고 살아온 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잘 그려냈다. 엄마의 특별한 이별 채비는 너무도 특별하지 않은 밥 짓기, 빨래하기, 버스 타기, 장보기 등 평범한 우리의 일상생활로 언젠가 찾아올 우리의 이별에 커다란 공감을 이끌어낸 특별한 휴먼 드라마다. 또한 이 영화가 다른 지적 장애인에 대한 영화와 가장 큰 차이점은 장애인이 반드시 무엇인가를 이루거나 달성하기 위한 채비가 아닌 그저 하루하루 일상을 지키기 위한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그 특별함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