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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소설 원작, <베일리 어게인> 영화 읽기
영화 <베일리 어게인>은 전생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다시 태어나는 개의 삶을,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사랑스럽게, 또 때로는 슬프게 그려낸 특별한 개의 이야기다. 삶의 목적이 궁금했던 강아지는 너무도 짧은 생을 살다 이름도 없이 삶을 마감한다.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해서일까? 새롭게 다시 시작한 강아지로서의 삶! 레드 레트리버로 다시 태어났다. 이번 생은 철창에 갇혀 팔려가는 삶인가 했으나 운이 좋게 그곳을 탈출하게 된다. 자유의 기쁨도 잠시 개를 팔아 돈을 별려는 인간들에게 잡히고 마는데, 그들은 더운 여름날인데도 불구하고 강아지를 차에 둔 채 식사를 하러 가는 바람에 강아지는 거의 죽을뻔했다. 다행히 그곳을 지나가던 소년과 소년의 엄마의 도움으로 살아나게 되고, 그들과 함께 살게 된다. 베일리, 베일리, 베일리, 베일리. 그것이 베일리라는 이름을 지여준 첫 번째 주인 이든과의 만남이었다. 이든과 베일리는 언제 어디서나 늘 함께 했으며, 즐겁게 놀고, 서로 사랑하며 그렇게 함께 성장했다. 이든과 여자 친구 한나와의 사이에 사랑의 큐피드 역할을 해준 것도 베일리였다. 이든과, 한나, 베일리는 함께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복했던 삶은, 이든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모두 끝나고 말았다. 풋볼 장학생으로 대학에 가려했으나 다리를 다쳐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게 된 자격지심에 이든은 사랑하는 한나와도 헤어지고, 이제는 베일리와도 놀아주지 않았다. 대학 대신 농장 경영을 배우기 위해 이든은 농업학교로 떠나버리고, 베일리는 혼자가 됐다. 이제 베일리는 행복하지 않았다. 베일리는 점점 병들어갔고, 그렇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후 또다시 시작된 두 번째 견생은 저먼 셰퍼드로, 엘리라는 시카고 경찰견이다. 엘리는 경찰견으로써의 임무를 완벽하게 잘 해냈지만, 재미와도 상관없고, 이든과도 상관없는 삶이 썩 행복하지 않았고, 두 번째 주인인 루이스는 왠지 늘 슬퍼했고, 늘 외로워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루이스를 위해 엘리는 진심으로 위로해주려 노력했고, 결국 루이스는 무뚝뚝하게나마 그런 엘리의 노력을 받아주었다. 그렇게 또 사랑과 위로를 나누며 살아가던 중, 어린아이 유괴 임무에 투입된 베일리와 루이스. 베일리는 유괴당한 아이를 구해주고, 또 유괴범에게 죽을뻔한 루이스를 대신해 총에 맞아 베일리에 이어, 엘리로 두 번째 생을 마감한다. 또다시 이어지는 세 번째 견생! 이번 견생은 작고 귀여운 웰시코기 티노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 외로워하는 마야의 마음을 읽으며, 위로하고 기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또 한 번, 티노의 사랑의 큐피드 역할로 마야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게 된다. 곧이어 태어난 마야의 아이들과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 무난하게 티노의 삶을 마감한다. 또다시 시작된 네 번째 견생! 이번에는 와플스라는 이름의 세인트 버나드 믹스견이다. 이번 생의 시작은 주인의 무관심과 외로움이었다. 주인은 와플스를 전혀 돌보지 않고 하루 종일 마당에 묵어놨다. 그러다 결국 시골의 어느 마을에 버려지게 되는데, 그곳은 바로 이든의 농장 근처였다. 그립고 익숙했던 냄새를 따라 찾아간 이든의 농장! 와플스는 이든을 한눈에 알아보고 너무나 반가웠지만, 이든의 눈에는 그저 지저분한 유기견일 뿐이었다. 유기견 보호소에 와플스를 맡기고 온 이후 이든은 알 수 없는 운명에 이끌려 결국 와플스를 입양하게 되고, 버디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준다. 이든과 다시 살게 된 버디는 행복했지만, 세 번째 주인이었던 루이스처럼 이든이 홀로 외로워한다는 것을 느꼈다. 버디는 이번에도 한나와의 만남을 이어 주어, 이든과 한나는 결혼하게 된다. 드디어 이든이 행복해졌다. 그래서 버디도 행복하다. 다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 버디는 자신이 베일리라는 것을 이든이 알아주길 바랬다. 그래서 이든과 베일리가 어릴 적 했던 둘만의 놀이. 낡은 럭비공 던져서 받기. 그리고 보스 독! 결국 이든은 버디가 베일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다시 찾은 인연으로 베일리와 이든, 그리고 한나의 행복한 삶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난다.
<베일리 어게인> 영화를 보고 느낀점
애견인인 나는 영화의 포스터만 보고 바로 영화를 보게 됐는데, 나중에 이 영화의 감독이 라세 할스트롬이라는 것을 알고 너무 반가웠다. 라세 할스트롬 감독은 <개 같은 이야기><하치이야기>로 이미 두 번이나 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감독으로 이 영화 역시 그의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연출이었다. 이 영화는 미국 작가 W. 브루스 카메론의 베스트셀러 소설 <A Dog's Purpose>를 영화화했다. 2010년 출간된 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이다. 늘 인간과 함께 하며 기쁨과 행복을 주는 개의 존재를, 너무도 사랑스럽게 잘 표현 해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개를 너무도 사랑하는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웃다가 울다가의 연속이었다. 이 영화는 철저하게 개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독특한 구성으로 영화 마지막에 개로 살면서 깨달은 개의 목적을 이야기한다. "개로 살면서 깨달은 건 이거야, 즐겁게 살아,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서 구해 주고, 사랑하는 이들을 핥아주고, 지나간 일로 슬픈 얼굴 하지 말고, 다가올 일로 얼굴 찌푸리지 마. 그저 지금을 사는 거야. 지금 이 순간을. 그게 사는 목적이야"라고 말이다. 몇 달 전 나는 두 반려견을 차례로 떠나보냈다. 그래서 다시 찾아본 이 영화가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개와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달았고, 개의 시선은 언제나 주인을 향해 있으며, 바라는 건 오로지 주인을 즐겁게 해 주고, 사랑을 주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영화처럼 내 사랑하는 개들이 꼭 나를 다시 찾아와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