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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조건 없는 사랑을 보여준 영화
이영화는 2021년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처음으로 본 인도네시아 영화다. 두 달 전 15년, 10년을 키웠던 두 아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는데 그중 콩이가 이 영화의 준이와 많이 닮아 영화 포스터를 보자마자 무조건 보게 된 영화다. 처음엔 유기견인 준이 아야를 만나 함께 살게 되면서 천방지축 이런저런 사고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새로 태어난 카린의 보디가드를 자처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사람과 반려견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나오는 행복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준이 카린을 위해 대신 덫에 걸려 죽게 되는 결말에 죽은 우리 콩이 생각까지 겹쳐 영화의 마지막 장면 내내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이 영화는 개를 좋아하는 애견인이라면 특히, 영화에 나오는 준과 코피의 사람 못지않은 놀라운 연기력과 사랑스러움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 것이고, 또 자신을 입양해준 주인의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가 되어 함께 커가는 모습에 행복한 마음이 들것이고, 또한 아이를 지켜주고 대신 무지개다리를 건넌 준의 그 충성심에 감동하게 될 것이다. 나는 영화에 나오는 하얀 개 준이 우리나라 진돗개와 닮아있어 왠지 더 친근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 '영화에 출연한 모든 동물은 구조된 반려 동물입니다'라는 글과, 영화제작자 중 누군가의 반려견이었는지 골든 레트리버 사진과 함께 '나의 사랑, 셜록을 추모하며'라는 문구가 있어 반려견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다.
<준&코피 : 나의 영원한 두 친구> 가슴 아픈 이야기
동네 개구쟁이들한테 쫓기던 유기견을 우연히 그 길을 지나던 아야(아차 셉 트리 아사)가 도와주자 유기견은 아야의 집까지 쫓아온다. 차마 내칠 수 없었던 아야는 집으로 들이고 목욕까지 시키는데, 이미 코피라는 개를 키우고 있던 남편 알레(라이언 드론)는 반대한다. 하지만 6월에 만났다며 준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준 아야의 간곡한 부탁으로 부부와 코피, 그리고 준은 함께 살게 된다. 준은 아이들에게 쫓기던 기억으로 아이들을 두려워하고 으르렁 거렸지만, 알레와 아야 사이에 태어난 딸 카린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며, 함께 성장해 나간다. 이제 준은 카린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든든한 보디가드이다. 그러던 어느 날 웹툰 작가인 아야가 준과 코피에 관한 웹툰을 발행하며 힘들어하자, 산으로 휴가를 떠나자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준과 코피는 함께 갈 수가 없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준과 떨어져 여행을 간 카린은 휴양지의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놀다가 호기심으로 그만 숲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만 길을 잃게 된다. 바로 그 시각. 카린과 처음으로 떨어져 불안했던 준과 코피는 힘을 합해 집을 탈출하여 카린이 있는 숲 속 펜션으로 달려간다. 그렇게 집을 탈출한 준이 산에 있는 펜션에 가는 과정을, 준이 힘들게 달리고 또 달려 카린을 찾아가는 눈물겨운 힘겨운 여정이리라 생각했는데, 똑똑한 개였던 준이는 숲까지 가는 중간중간 트럭에 올라탄다거나 버스를 무임승차하며 아주 편하게 가는 장면들로 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또 어떻게 찾아온 건지 영화 끝까지 절대 알 수 없는 코피까지 펜션에 도착하여, 코피는 카린이 숲으로 갔다고 알려주고, 준이는 엄마 아빠를 찾아 헤매는 카린의 목소리를 듣고 숲으로 달려가 카린을 보호해준다. 그러나 길을 잃고 산속을 헤매다 넘어져 다친 데다 비까지 오는 바람에 평소 천식이 있는 카린은 정신을 잃게 되고, 마침 숲 속으로 카린을 찾으러 온 알레를 도와 숲을 빠져나오려는 순간 위험한 덫이 있는 것을 발견한 준이 알레와 카린을 대신해 덫에 맞아 크게 다치고 만다. 정신을 잃은 카린을 위해 알레는 어쩔 수 없이 다친 준을 그대로 두고 숲을 나간 뒤 다시 준을 찾으러 왔지만 이미 피를 너무 많이 흘린 데다 덫에 독이 발라져 있어 수의사는 준이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고 한다. 알레는 카린과 자신을 살려준 준에게 고마워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준은 늘 알레와 하고 싶었던 악수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다. 이제 삶이 얼마 남지 않는 준과 코피, 그리고 세 식구는 마지막으로 같이 소풍을 나왔다. 일어설 힘도 전혀 없는 준은 카린이 넘어지자 또다시 달려가려고 한다. 이런 준을 보며 아야는 말한다. "카린은 이제 안전해, 그동안 카린을 지켜줘서 너무 고마워 준, 이제 그만 가도 돼" 그 말을 들은 준은 아야를 처음 만났던 그 순간부터 아기 카린과의 첫 만남, 그리고 카린과 늘 함께 했던 모든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인터넷 스타 <준&코피 >가 남긴 강한 메시지
영화의 제목이 왜 <준&코피>일까 의아했는데 웹툰 작가였던 아야가 해직 후 준과 코피에 관한 이야기로 웹툰을 올렸고 결국 마지막 준이 죽은 후 책으로 출간됐는데 그 책의 제목이 바로 <준&코피>였다. 놀라울 만큼 똑똑하게 연기를 잘한 준과 코피는 구조된 반려 동물이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실제로 인스타 계정까지 있는 인기 스타였다. 비록 영화 자체는 탄탄한 구성은 아니었지만 영화에 나오는 모든 동물들이 구조된 반려동물이라고 전하며, 개를 사거나 파는 것을 지지하지 않으며, 누군가 반려동물을 키우려면 올바른 정보를 알아보고,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면 지역 동물 보호소를 찾아달라는 작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영화로 그것만으로도 큰 감동과 의미가 있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