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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를 위해 신념을 접기로 마음먹는 민변 출신 변호사 <순호>는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수 있는 큰 기회가 걸린 사건의 변호사가 되며,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소녀 <지우>를 증인으로 세워 이용한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을 가진 지우와 만남을 거듭할수록 지우의 순수함에 동화되며,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진다.
아역 출신 김향기의 사실적이고도 폭넓은 자폐 스펙트럼 명연기
법정 드라마 <증인>은 착하고 따뜻한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이한> 감독으로 백상 예술대상 영화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또 황금 촬영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역 출신의 김향기는 자폐 연기에 충실하기보다 그때그때의 감정에 충실했다고 하는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였으며, 폭넓은 연기는 역시 천만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증인>의 작가 문자원은 얼마 전 TV에서 인기리에 방영했던 바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집필한 작가이다. 어쩐지 결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둘 다 따뜻한 시나리오인듯하다. 26개월 시절 제과 CF 광고에서 정우성과 만난 인연이 있었다는 너무너무 귀엽고 깜찍했던 김향기의 명연기가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다. 영화 <증인>
잘 나가는 대형 로펌에 새로 들어온 민변 출신 양순호 변호사는 대표에게 신임을 받으며 로펌의 대표 변호사가 될 전도유망한 변호사지만 현재는 아버지의 빚을 갚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특별한 사건을 맡게 되는데 많은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건으로 로펌은 순호를 앞세워 가정부의 무죄를 주장하여 큰 이목을 끌려고 한다. 하지만 사건에는 목격자가 있었는데 바로 자폐아 소녀 지우다. 순호는, 사건이 일어난 곳과 지우의 집은 꽤 거리가 있었고, 어두운 밤이었으며, 지우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낮다고 생각하고 지우를 이용하기 위해 증인으로 세우려 한다. 지우를 만나러 간 순호는 지우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시도하지만 지우는 평범한 대화와 정서적인 교류가 어렵기만 하다. 그래도 순호는 천천히 지우에가 다가가려 노력하며, 지우가 좋아하는 것 중 퀴즈 풀기를 위해 매일 5시 순호의 문제를 지우가 맞히기로 약속한다. 그렇게 매일 문제 풀기를 하기도 하고, 지우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혼내주기도 하고, 개를 무서워하는 지우에게 사실은 개가 반갑다는 인사라고 말해주는데, 개 짖는 소리 때문에 고막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말하는 지우가 청각이 매우 예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기억력이 매우 뛰어나며, 거짓말은 하지 못하지만 , 사람의 표정을 읽지 못하는 지우에 대해 알아 갈수록 순수한 소녀 지우 덕분에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의 신념을 찾게 된다. 영화는 법정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치열한 법정싸움이라기보다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에 대한 재발견과 순호의 변화하는 모습이 더욱 인상적이다. 첫 재판에 자폐의 특성 때문에 사람의 표정을 읽는데 어려움이 있는 지우를 이용한 순호 때문에 지우는 크게 상처를 받고, 용의자는 무죄를 선고받고 순호는 재판에서 승리한다. 그때 순호는 죽은 할아버지의 아들이 미소 짓는 걸 발견하고 가족이 없다는 용의자에게 아픈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순호는 재판에서의 승리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 지우를 이용한 사실에 자책하며 곧 후회한다. 그리고 지우는 끝까지 증인이 되어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어 한다. 그렇게 다시 열린 재판에서 순호는 지우만의 자폐적 특성을 살려 정확한 증언을 이끌어 내며 진범을 잡게 된다. 지우는 이제 일부러 비장애인처럼 보이려 연습하지 않아도 되는 특수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지우는 말한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편견과 인식개선의 필요
영화 <증인>은 제5회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으로 이한 감독이 심사위원이었는데 이한 감독은 문지원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에 깊게 공감하여 영화로 만들기로 하고, 순호와 지우의 이야기를 좀 더 밀도 있게 각색을 했다. 순수하고 따뜻한 영화지만 영화 속에 담겨있는 날카로운 주제는 우리 사회가 갖는 자폐아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영화는 사회나 주변인들로부터 자폐아가 받는 시선을 관객에게 그대로 묘사해 전달하기 위해 P. O. V 촬영 기법을 사용했는데 P. O. V 촬영 기업이란 배우가 머리에 가메라를 장착해 1인칭 시접을 극대화한 촬영기법으로 자폐아가 받는 편견의 시선을 영화를 보는 관객들 스스로 체험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관객에게 자폐인의 특성에 대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데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며,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